교통체증 속의 내 집이 아닌 휴양지 속의 휴양지 같은 내 집
유치권콜롬보 2022.11.18 12:00 신고교통체증 속의 내 집이 아닌 휴양지 속의 휴양지 같은 내 집, 달맞이 고개
- 달맞이 고개의 아름다움
우리 조상들은 예부터 한반도에 가장 뛰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조선팔경으로, 백두산, 부전고원, 묘향산, 금강산, 평양, 지리산, 해운대, 불국사를 꼽았다. 특히 해운대는 유행가 가사에서도 ‘해운대 저 달빛은 볼수록 유정하다.’ 라며 해운대 달맞이 고개의 예쁜 달과 아름다운 달빛을 그리고 있다.
(달맞이 고개 한 빌라에서 베란다에서 바라본 오륙도, 광안대교. 해운대 백사장 전경)
달맞이 고개의 아름다움은 비단 우리에게만 비춰진 것은 아닌 모양이다. 달맞이 고개는 6·25 전쟁 때에도 미군들의 휴양시설과 골프장으로 사용되었다. 상상할 수 있겠는가? 수평선 저편 동백섬을 바라보며 샷을 치는 모습이. 필자는 골프까지는 아니지만 두 아이들과 함께 바닷가를 보며 놀던 추억이 생각난다.
내가 달맞이 고개에서 아이들과 놀던 것은 1960년대 말부터 일반주거지역으로 토목공사를 시작하여 일반 시민들에게 분양을 시작하고 한참 후이다. 달맞이 고개는 남서쪽으로 바다가 보이는 곳을 A지구, 동쪽으로 바다가 보이는 지역을 B지구. 뒤에 가려져서 바다가 보이지 않는 지역을 C지구로 전체 분양하였다.
이후 80년대 말부터 A지구를 중심으로 70평형에서 95평형에 이르는 대형 고급빌라를 건축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달맞이 A지구는 부산에서 최고 주택지로 각광 받았다. 그러나 부산 센텀 지구가 개발되자, 달맞이 지역의 교통인프라가 부족을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달맞이를 나와 센텀 아파트 단지로 이주하면서, 달맞이 고급빌라촌은 명성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 주민생활과 엇갈리는 관광정책
(앞 102층 LCT와 뒤 53층 힐스테이트위브 아파트 사이에 끼인 초라한 달맞이)
부산시는 온갖 오해와 억측에도 불구하고, 해운대 바닷가 군부대 자리를 국방부가 공매하여 매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공매취소의 부담까지 지면서 이영복씨에게 LCT를 건축하게 하였다. 급기야 AID아파트를 부산시청에서 직접 53층 아파트로 건축허가를 내주었다.
그러다보니 달맞이 지역은 앞에는 102층 LCT가 바다를 막고 우뚝 서있으며, 뒤에는 53층 AID아파트를 재건축한 힐스테이트 위브가 병풍처럼 둘러, 마치 달맞이 지역은 102층과 53층에 끼인 초라한 샌드위치 모양이 되어 버렸다.
일명 해운대관광리조트(LCT) 사업과 오시리아 관광단지 사업을 연계하여 부산 시민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할 것처럼 큰 소리를 치더니 되려 돌아온 것은 심각한 교통체증이다.
해운대의 경우 주말이면 사방팔방이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동은 벡스코와 2곳의 백화점, 중동은 해운대 바닷가–미포–달맞이고개, 그리고 달맞이 고개를 넘어 송정에 이르기까지. 여기가 끝이 아니다. 송정에서 기장–오시리아 (이케아, 롯데몰) 지도 교통체증을 피할 수 없다. 내 집을 코앞에 두고 5분 동안 교통체증에 시달리는 것이 달맞이 주민의 현실이다.
- 주민들이 달맞이 합리적인 재개발 추진 시작
이런 이유로 달맞이 대형 고급빌라는 집값이 중소형 아파트 보다 못하게 되었다. 결국 이런 행태를 보다 못한 주민들이 달맞이 A, B구역과 C구역에서 각각 재개발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달맞이 A, B구역에서는 1200세대 약 45,000평 토지 위에 2000세대의 아파트를 건축한다는 목표로 달맞이 1지구 재개발추진준비위원회(위원장 : 김화민)를 구성하였다.
달맞이 1지구 재개발 추진위원회의 목표는 30년 마다 아파트를 허물고 새로 짓는 낭비벽의 재개발을 지양하고, 미국 콘크리트 강도인 550kg/1㎠에 맞추어(현재 우리나 건축법 콘크리트 강도 : 250kg/㎠) 한 번 지으면 100년이 가는 단단한 아파트를 만들어서, 달맞이 언덕 마을에서 자라는 어린이들에게 마음의 고향이 되도록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여기에 더하여 달맞이1구역 재개발은 전세대가 철저히 바다 조망권을 갖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현재 달맞이 빌라촌은 7단으로 이루어져서 빌라들이 건축되었다. 이런 지형의 이점과 건축기법을 살려서 충분히 전 세대 바다 조망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달맞이 1지구 재개발 추진위원회에서는 설명하고 있다.
- 달맞이 재개발의 걸림돌 그리고 달맞이 재개발에 대한 소망
달맞이가 재개발로 시대와 주변 모습에 걸맞게 변신하려고 하지만 걸림돌이 있다.
부산시는 달맞이지역을 중점경관관리구역으로 정하여 6층 이상 주택 건설을 막고 있다. 주민들 불만은 아래에는 102층을 짓고, 위에는 53층을 짓게 하고 정작 달맞이에만 6층 이하로 제한하는 이유를 알지 못하는데 있다.
이런 이유를 시원하게 설명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부산시에도 없고, 해운대구에도 없다. 규제를 하려면 규제하는 이유가 명백해야 한다. 왜 규제를 하느냐고 물어볼 때, 규제를 하는 사람이 그 이유를 알지 못한다면 그 규제는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에 효력이 있는지 불분명해진다.
개인적으로 LCT와 달맞이고개, 그리고 힐스테이트 위브를 저기 바다에서 본다면 와이파이 공유기 본체처럼 보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자연스럽지 않고 기계 같아 보인다는 이야기이다. 마치 무엇을 어떻게 왜 규제해야 하는지 모르는데 규제되는 것처럼 말이다..
대한민국의 8경 중 하나인 달맞이 고개는 비록 옛 모습은 잃었지만 지금보다 더 조화로운 모습으로 재개발될 수 있다. 102층, 6층, 53층이 아닌 보다 더 어우러지는 해운대 달맞이 고개를 상상해 본다. 교통체증 속의 내 집이 아닌 휴양지 속의 휴양지 같은 내 집, 달맞이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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