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만 칼럼] LH혁신안으로 혁신이 될까?
김인만 2023.12.17 08:54 신고LH혁신안으로 혁신이 될까?
지난 12일 국토부가 LH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철근누락으로 촉발된 LH에 대한 전면적인 개혁의 목소리에 등 떠밀려 나온 혁신안이 과연 LH를 진짜 개혁할 수 있을까? 많은 분들이 기대보다 우려의 시선으로 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2년 전 3기 신도시 투기사태로 LH혁신안이 발표되었고, 1년 전에는 혁신점검 TF, 올해 초에 LH혁신방안이 나왔는데 12월에 또 혁신방안이 나왔으니 이건 무슨 혁신방안이 혁신인가 착각이 들 정도다.
마치 회의가 많아 업무에 영향을 준다는 비판이 있자 회의하지 말자고 회의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그래도 혁신안이 나왔으니 내용은 살펴보자.
민간시행 공공주택 유형을 신설하여 공공주택 건설부분 경쟁도입을 한다.
설계, 시공업체 선정권을 조달청으로 이관하며 전관 카르텔 해소를 위해 퇴직자 재취업 심사를 강화하고 전관업체 입찰을 제한한다.
공공주택 건설관리 강화를 위해 감리업체 선정, 감독권을 국토안전관리원으로 위탁하고, 건축설계, 구조설계 공동계약방식을 도입하며 주택설계검증처, 구조검증위원회를 설치한다.
안전점검을 강화하고 OSC, PC공법 가점을 부여하여 현장시공을 최소화한다.
준공 1년 전 대외공개를 통해 대국민 검증 및 보강공사를 하며 벌점 실효성 강화, 위반 시 원 스트라이크 아웃 도입을 한다.
내용자체만 보면 나쁜 것이 하나도 없으며 왜 진작 이렇게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정말 혁신안대로 하면 더 이상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마치 큰 선심을 쓰듯 공공주택 건설에 민간건설사를 참여하게 해주겠다고 하는데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 공공주택사업에 민간건설사들이 참여할 리 만무하다. 민간건설사들이 참여하려면 공공주택 건축비를 인상해주어야 하는데 그럼 공공주택의 의미가 없다.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국민들의 혈세가 투입이 되는 공공주택사업의 특성상 LH같은 공기업이 적자를 감수하면서 책임지고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전관업체 입찰을 제한하면 카르텔이 사라질까? LH전관을 정식 채용하지 않고 커미션을 주고 비공식으로 활동하게 하면 입찰제한을 피할 수 있다.
법과 규정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LH가 짓는 공공주택을 엄청나게 화려한 고급 1등 주택으로 지어달라는 것이 아니다. 그냥 안전하고 튼튼하게 살기 편한 구조로 평균정도로만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상위권으로 올라가려면 머리도 좋아야 하고 좋은 학원도 다녀야 하지만 중간 평균정도의 성적은 교과서 수업내용만 충실하게 열심히 노력만 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평균정도 기본에 충실한 아파트를 짓는데 이렇게 복잡한 혁신안은 필요 없다.
제발 더 잘 하려고 하지 말고 있는 법과 규정이라도 잘 지켜 그냥 평균수준의 안전하고 편리한 아파트만 지어달라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최소한 해야 할 일도 하지 않는 배부른 돼지를 보고 있는 국민들은 오늘도 멀어져 가는 내 집 마련의 꿈을 뒤로 하고 힘겹게 하루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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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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