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만 칼럼] 무한 계약갱신 청구, 전세 종말 서막을 알리다
김인만 2024.12.08 04:56 신고무한 계약갱신 청구, 전세 종말 서막을 알리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에서 소리 소문 없이 야당이 발의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전세시대 종말의 서막을 알리고 있다.
7, 8월 단기급등의 피로감, 대출규제, 경기침체 우려, 미국 트럼프발 불확실성에 이어 국내 정치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투자심리는 급격히 위축되고 거래량 감소도 이어지면서, 적어도 내년 2025년 상반기까지는 약세장이 불가피해 보인다.
부동산시장 입장에서 보자면 정치적 불확실성이야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지만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비 아파트 전세 종말, 월세 시대 도래, 지방 소멸을 가속화, 수도권 집중화 심화 등 여러 문제를 야기시키는 심각한 문제임에 분명하다.
작년 국회 방문해서 좋은 법안 만들어달라고 재능기부로 부동산교육을 시켜줬던 그 국회의원실에서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하니 개인적으로 더 실망감과 허탈감이 크다.
핵심내용은 계약갱신 청구권을 임차인이 제한 없이 쓸 수 있게 하고, 지역별로 적정임대료 산정위원회를 설치해 적정임대료를 고시하겠다는 것이다.
상세한 내용을 살펴보면 임차인이 주택을 인도받고 주민등록을 마친 즉시 대항력이 발생하고 매매계약 체결일 15일 이내 계약 체결일 이후 발급된 국세, 지방세 납세증명서를 임차인에게 제시하도록 하였으며, 계약기간 만료 후 보증금 미 반환 시 임차인의 보증금 대출이자를 지급하도록 한 것은 잘 한 일이다.
문제는 임대인(집주인)이 변경되는 경우 임차인(세입자)에게 통지하고 임차인이 승계를 거부하게 되면 양수인(매수인)은 통지를 받은 2달 이내 임대차 계약을 해지하고 보증금을 반환해 주어야 한다. 취지는 충분히 이해를 하나 현실적으로 3달도 아닌 2달 이내 새로운 세입자를 구해 잔금까지 마무리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너무 세상물정을 모르는 것 같다.
또 임차보증금과 선순위 담보권, 세금 체납액을 더한 금액이 집값의 70%를 넘을 수 없다. 깡통전세를 막기 위한 조치라는 것은 이해하지만 이미 전세가율이 70%가 넘어가는 집의 경우 본의 아니게 역전세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진짜 문제는 임대차 갱신 거절 사유 중 임차인 2기 연체를 3기 연체로 바꾸고, 1회 갱신요구 청구권을 삭제하고 갱신요구 회수를 제한 없도록 하며, 임대료 산정위원회를 설치하여 적정임대료를 산정하고 분쟁 시 기준으로 하겠다고 한다.
세입자는 월세를 연체해도 봐주고 세입자가 원하면 무제한 갱신을 받아주어야 한다는 것인데 “세입자 주거안정을 위해 당연히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집주인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대부분 임대인들은 전세임대사업은 답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월세로 전환을 하거나 매각 후 똘똘한 지역에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하는 전략을 선택할 것이다.
엄청난 분쟁이 발생할 것이며 전세임대사업 포기로 전세공급이 급감하면서 전세가격은 급등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미국처럼 비싼 월세시대의 문이 열리고, 똘똘한 지역 똘똘한 한 채 현상 심화로 서울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는 고착화되면서 지방소멸은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잃어버린 30년 일본도 정치가 문제였는데 정치가 문제인 우리도 장기침체와 양극화는 이제 피할 수 없는 길이 되어 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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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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