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도 규제도 꺾지 못한 2020년 ‘로또 청약’의 기록
리얼투데이 2020.08.31 10:44 신고분양가격이 입주때에는 전세가가 되어버리는 신기한 현상으로 분양아파트는 부동산 시장에서 ‘로또’가 된 지 다름없다.
수도권은 분양가 규제 덕분에 출발부터 ‘억’ 단위의 가격 메리트를 안고 시작하는 데다 새 아파트 신드롬과 지속적으로 오르는 주택가격으로 가만히 있어도 돈을
버는 시장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아파트 당첨은 곧 억대 프리미엄’이라는
수식어가 일반화될 정도다.
이처럼 막대한 시세차익이 보장되었고 지금이 아니면 집을 못 살 것 같은 무주택자의 불안감으로 2020년 분양시장은 그 어느해 보다 뜨거운 경쟁시대를 맞고 있다.
특히 8월은 서울 정비사업 분양가상한제 예외 규정의 데드라인인 동시에 지방광역시에서도 전매제한 강화의 마지노선이 되는 시기인 만큼 분양 물량도 많고 경쟁률도 높았다. 이로 인해 분양시장에서는 전형적인 비수기인 여름, 기록적인 수치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340대1, 역대 서울 최고 청약경쟁률
과거 3년보다 최근 8개월이 ‘더 치열’
서울 아파트 시장에 ‘로또 청약’ 열풍이 번지면서 역대 최고 청약 경쟁률이 갱신됐다.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8월 19일 1순위 청약을 받은 서울 은평구 수색.증산뉴타운의 ‘DMC SK뷰 아이파크 포레’는 110가구 모집에 서울지역 1순위 통장 소지자 3만7,430명이 몰려 평균 340.27대 1을 기록했다.
이전에는 2016년 10월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5차를 재건축한 ‘아크로리버뷰’가 306.6대 1이었던 최고 기록을 올 여름 갈아치웠다.
‘DMC SK뷰 아이파크 포레’ 뿐만 아니라 올 해에는 유난히 세 자리수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서울 아파트가 많았다. 한국감정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해 본 결과 1순위 서울 아파트 청약접수 결과 세 자리수 경쟁률은 총 11개 단지로 나타났다.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모두 7개 단지가 세 자리수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3년 기간보다 8개월 간의 결과가 더 인상적이다.
2020년에는 강남권, 강북권, 공공분양단지 할 것 없이 고루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세 자리수는 대치 푸르지오 써밋(168.11대1), SH마곡지구9단지(146.82대1), DMC센트럴자이(128.66대1), 호반써밋 목동(128.05대1), 르엘 신반포(124.75대1), SH고덕강일8단지(124.19대1), 힐데스하임 천호(120.79대1), 길음역 롯데캐슬 트윈골드(119.56대1), 르엘 신반포 파크애비뉴(114.34대1), SH고덕강일14단지(109.56대1) 등이다.
주목받지 못했던 지난날을 뒤로하고
인천, 지방 중소도시도 역대급 경쟁률
풍부한 유동성, 저금리 등의 이유로 규제가 강한 서울을 피해 비규제지역으로 투자자들이 이동하는 풍선효과는 분양시장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비규제지역으로 외지인들이 진입하고 기존 주택가격이 오르고 미분양이 소진되면서 분양시장까지 열기가 뻗친 것으로 보인다.
한 때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리던 인천광역시의 청약경쟁률이 예년과 달리 높은 수치로 1순위 마감행진을 하고 광역시가 아닌 지방 중소도시에서도 역대급 경쟁률이 올해 탄생하게 되었다.
인천은 규제지역으로 묶이기 전인 상반기 분양한 단지 대부분이 두 자리 수 이상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 중 4월 분양한 ‘부평역 한라비발디 트레비앙’은 인천의 역대 최고 청약경쟁률인 251.91대 1을 찍었으며 5만여 개(58,021)의 1순위 통장을 모은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힐스테이트 송도 더 스카이’도 있다.
광역시에 밀려 주목을 덜 받았던 지방 중소도시에서도 분양 열기가 뜨거웠다. 전남 순천시에서는 3월 분양한 ‘순천 금호어울림 더파크 2차’가 232가구 모집에 총 1만2,783명이 청약해 평균 55.1대 1로 순천시 역대 최고 성적을 갱신했다. ‘광양센트럴자이’ 역시 평균 46.12대 1로 광양시에서 전에 볼 수 없는 수치를 선보였다.
지방 중소도시에서 세 자리수 경쟁률을 보인 곳으로는 ‘전주 우아한시티’와 ‘천안 푸르지오 레이크사이드’로 모두 지역 내에서는 역대급 경쟁률 숫자이다. 각각 1순위 평균 200.56대 1, 131.05대 1이었다.
서울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수 600만 돌파
하반기에도 ‘더 타오른다’
분양시장에 대한 높은 관심은 청약통장 가입자 수를 봐도 알 수 있다.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서울 기준 605만167명으로 지난 6월 600만명을 넘어섰다.
2020년 높은 청약경쟁률과 청약통장 가입자 수 증가추세를 보면 9월 이후에도 관심은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실시로 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둔촌주공’,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같은 대어가 남아있어 청약고점자 통장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수도권에서는 위례신도시의 공공분양, 과천지식정보타운, 하남 감일지구 등 흥행이 보장된 굵직한 공공택지 분양이 있으며 내년부터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도 예정되어 있다.
수도권을 벗어난 지방도 가을 분양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매제한
강화를 앞두고 규제를 피한 단지들의 분양일정이 아직 남아있고 지방 중소도시에서도 브랜드를 내 건 단지가 있기 때문이다.
부산 대규모 단지인 '레이카운티'가 전매제한을 피한 단지로 분양 예정이며 순천시에는 ‘포레나 순천’, 경북 구미시 원평1구역 ‘구미 아이파크 더샵’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