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8인이 바라보는 4분기 부동산 시장은?
직방 2020.09.28 11:46 신고올해 3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하향 조정하면서 사상 첫 제로금리 시대를 맞이한 데 이어서 5월에는 0.25% p 추가 인하가 결정되며 제로금리 기조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이러한 저금리 기조와 더불어 최근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청구갱신권 시행, 전세 매물 품귀 현상 등으로 부동산 시장도 여전히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이렇게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추석 연휴는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시장 변화의 변곡점이 되는 추석이 지난 후,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흘러갈까요? 올해 연이어 발표된 부동산 대책이 실수요자에게 미친 영향은 무엇이었는지, 앞으로 4분기 부동산 시장의 전망은 어떨지 직방 부동산 전문가 패널 8인에게 물었습니다.
저금리 기조, 전세 매물 부족...
4분기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될까요?
Q1. 연이은 부동산 대책이 실수요자에게 미친 영향은?
Q2. 추석 이후 4분기 부동산 시장 전망은?
Q3. 4분기 수도권 4.8만 가구 입주 예정! 서울/수도권 전세가격 잡힐까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여파와 연이은 정부의 부동산시장 수요 억제 대책에 따라 3040세대의 패닉바잉 움직임은 다소 숨을 고르는 분위기입니다. 충북까지 전이되던 집값 풍선효과와 외지인 주택구매 및 법인거래가 주춤해지는 등 투자 목적의 매수 움직임 둔화가 포착되고 있습니다. 반면 임대차 3법 개정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2021년 수도권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입지 발표 등으로 전세가격의 오름세와 분양시장으로의 수요자 이전이 뚜렷한 상황입니다.
당분간은 거래량 감소 속 아파트값은 강보합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6·17 및 7·10 대책으로 규제지역이 수도권 전역으로 확장됐고, 부동산 관련 과세 강화가 동반되며 서울 집값의 매수세는 8~9월 거래 관망과 숨 고르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아파트 호당 평균 매매가격이 5억~6억 원대인 강북지역들은 실거주 목적의 주택 구입 움직임이 남아있어 일부 거래에 최고가 경신이 동반되는 분위기입니다.
직방 조사에 따르면 4분기 수도권 아파트 입주(예정) 물량(30세대 이상 단지, 임대 제외)은 3만 6,163호로 전 분기 4만 4,249호보다 18.2% 감소할 전망입니다. 특히 서울은 4분기 입주물량이 6,601호에 그치고 임대차 3법 개정으로 전세 재계약 매물 출회가 감소한 상황에서 신규 입주물량마저 많지 않지 않은 상황입니다. 전세의 보증부 월세 전이현상과 함께 청약을 위해 무주택세대주 자격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을 고려하면 전세가격은 당분간 오름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연이은 대책으로 실수요자들의 상황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대출이 막히고 신용 대출까지 규제받게 되었으며 전세를 살면서 집 구입하는 것도 어려워졌습니다. 또한 재산세도 올라 집을 사더라도 부담이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4분기 부동산 시장은 지역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서울/수도권의 경우 매매는 약보합세(꽁꽁 틀어막아서 정상거래가 쉽지 않고 실수요자들도 부담스러운 상황입니다.), 전세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세 물량이 나오는 일부 근거리 지역만 단기적으로 안정을 찾고 전반적으로 전세 시장은 불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임대차 3법, 규제 등의 영향으로 전세 매물이 0인 대단지들이 속출하고 매매 물건도 줄고 있어 시장에 매매와 전세 모두 부족한 상황입니다. 1층, 탑층 등 비선호 물건들만 시장에 남아있는 곳 많아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하려는 실수요자들도 쉽게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실수요자들은 이사 갈 집이 없어서 갈아타기, 신혼부부 수요들이 갈 곳을 못 찾고 있으며 전세, 매매 물건 부족으로 실수요자들이 서울에서 외곽으로 점차 밀려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세매물 부족에 따른 전세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매매가 변동이 예상되며 서울/수도권 부동산은 실수요가 많은 지역부터 서서히 보합에서 추석 후 점진적 우상향이 예상됩니다.
4분기 수도권 입주 예정 물량은 전체적으로 보면 공급이 적정 수준이지만 지역 편차가 심합니다. 지역별로 강남 약 2,300가구, 영등포 2,500가구, 성북 1,700가구 정도로 몰려있어 공급이 있는 지역과 없는 지역 주변의 전세변동률 차이가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경기도 물량도 시흥 2,300가구, 광명 2,000가구, 김포 4,000가구, 고양 3,800가구, 안산 4,000가구, 평택 4,000가구 등 서쪽과 수도권 최남단 부근에 집중되어 있어 동쪽 경부라인 하반기 전세난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시장은 가장 중요한 대출 규제는 그대로인 채 시장에 매물은 없고 내 집 마련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되어 추격매수하는 양상입니다. 여기에 취득, 보유, 양도 전 단계에 걸친 세부담 증가로 다주택자는 매도 대신 증여를 선택해 매물은 더욱 줄어드는 분위기입니다. 실수요자 보호 취지는 좋으나, 시장에 매물은 없고 신규 분양은 기간이 오래 걸리기에 실수요자 입장에선 매일매일이 불안한 상황입니다.
2021년도부터 추가 법인세 증가, 고가주택 비과세의 경우 거주 요건 강화 등으로 이에 따른 '절세 매물'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일부 낮은 금액으로 거래되는 경우도 있겠으나, 한시적으로 예상되며 곧이어 '학군 수요' 등도 있을 것이기에 4분기 시장도 지금과 큰 변동은 없을 것입니다.
6·17대책, 7·10대책 이후 부동산 시장은 현재까지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임대차 2법(계약갱신요구권, 임대료상한제)으로 인해 전세매물이 귀해지고 전세가격도 폭등 중이라 전세수요가 매수 수요로 전환되면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런 현상이 계속된다면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또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추석 이후는 언제나 전형적인 전/월세 성수기였고 이번 또한 예외는 아닐 것입니다. 여기에 위와 같은 현상으로 인해 임대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되면서 가격 상승 분위기가 감지될 경우, 실수요자의 매수심리는 더 상승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잠시 줄다리기 중이었던 균형이 무너지면서 상승세로 전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입니다.
분양가 상한제로 청약 가점 허들은 높아졌으며 밀어내기 이후 물량이 감소하고 경쟁률이 높아져 가점이 낮을 수밖에 없는 젊은 수요자는 3기 신도시 밖에 기대할 곳이 없습니다. 임대 3법의 영향으로 저가 단지의 임대가도 오르고 있기 때문에 기존 아파트를 선택하는 수요는 앞으로도 꾸준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중저가 단지는 꾸준한 수요가 예상되고 똘똘한 한 채로 몰리는 수요 또한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민특법 개정에 따른 등록임대 사업자 물량이 저가 단지에는 상당수 나올 것으로 예상되어 실수요자라면 해당 구간의 물건을 매수할 타이밍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하지만 자진 말소 물량은 크게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우수 단지는 더더욱 물량이 나오기 어렵다고 보입니다.
수도권의 경우, 3기 예정지의 임대가격은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보이고 서울 또한 임대 3법의 영향으로 전세물량이 귀해 공급보다 수요가 훨씬 많은 구조가 이어질 것입니다. 따라서 4분기에도 전세가 안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거주자들은 전세금을 모아 대출을 활용하여 실거주 주택을 사는 일반적인 경로를 거치는데 정책은 그와 같은 일반적 경로를 막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매매/전세가격 상승과 함께 주택구매의 길까지 막힌 상황이라 실수요자들은 선의의 피해를 입었다 말할 수 있습니다.
추석 이후에는 똘똘한 한 채 쏠림 현상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세금 부담 가중으로 실거주하고 있는 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을 처분하려는 다주택자 및 법인 매도 물량이 많아질 것이며, 동시에 양 끌, 패닉바잉 수요자 역시 매수세가 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장은 추석 이후 연말까지 혼조세를 보일 것으로 보이지만, 연말부터 저금리 기조에 따른 상승세가 가시적으로 보일 것입니다.
4분기 입주 물량이 공급되어도 서울에 대한 영향은 없을 것입니다. 매매/전세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지역에 대한 공급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수도권에서 공급이 이루어지는 주변 지역은 단기적으로는 매매/전세가격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중장기적으로는 서울의 움직임에 따라 수도권 지역의 가격은 상승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연이은 정책으로 그동안 시장에서 완충효과를 가져왔던 '전세'가 급격히 소멸되고 있으며, 임차 수요가 구매수요로 몰리면서 서울과 수도권의 중저가 주택시장을 밀어올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실수요자 입장에서 보면 기존주택을 구매할 경우, 기존 세입자의 계약기간 및 계약 갱신권 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매물을 골라야 하며 3기 신도시를 비롯한 청약에 도전할 경우, 당첨 이전까지 본인의 거주여건을 점검해야 합니다.
추석 이후 부동산 시장은 지역별로 편차를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서울의 경우, 외곽과 저가 주택을 중심으로 한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도권의 경우, 다양한 패턴으로 변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3기 신도시 및 택지 개발이 이루어지는 지역은 단기적으로 전세를 중심으로 한 시세가 강세를 보일 것이지만, 향후 물량이 급증할 것이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지방의 경우, 법인 수요가 몰리는 지역의 경우 가격이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보이지만, 기존 주택 노후화에 따른 교체 수요가 강하게 존재하는 지역이 많기 때문에 최근 3~4년간 신규 공급/입주 물량을 점검해서 판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4분기 입주 예정 4.8만 가구 가운데 상당수는 실입주가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에 신축 전세시장 자체가 형성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존 세입자들이 이전함에 따라 전세물량 증가를 예상해 볼 수도 있지만, 시장에 신규로 진입하려는 수요를 감안해보면 증가 물량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