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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마련은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

직방 | 2020.11.02 10:37 | 신고


쏘쿨의 사람 사는 아파트 #76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 신혼부부들의 내 집 마련 상담을 하다 보면 수십 년 된 헌 아파트를 왜 비싼 돈을 주고 사느냐? 고 반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새 아파트를 사야지 낡은 30년 넘은 중고 아파트를 왜 사냐고 합니다. 아파트는 자동차와 전혀 다른데 그 차이를 잘 모르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자동차는 새로 사서 몇 년 타고나서 팔면 산 가격의 반값도 못 받는 경우가 많지만, 새 아파트를 몇 년 살았다고 반값에 파는 경우를 필자는 본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서울, 수도권에서는 비싸게 파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아파트는 자동차와 다르게 눈에 보이는 그 건물을 사는 개념이 아닙니다. 입지를 사는 것이죠. 새 아파트만 좋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공부를 많이 하셔야 합니다.

새 아파트가 입지다

서울 아파트 공급이 부족하니 항간엔 '새 아파트가 곧 입지다'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그건 현상만 보고 하는 말입니다. 서울 외곽 끝 새 아파트와 대치동 재건축 아파트 둘 가격이 같다면 어느 것을 사야 합니까. 답은 정해져 있지만 사람들은 서울 전체 새 아파트 공급이 부족해서 가격이 폭등하는 걸 새 아파트라서 그러는 걸로 착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서울 아파트의 공급 부족으로 서울 새 아파트 30평형 대면 대부분 10억이 넘고 강남권이면 +10억, 게다가 핵심지 대단지면 여기에 가격이 더 플러스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서울 아파트 공급이 충분한 상황이라면 가능한 이야기일까요? 서울에 재개발, 재건축이 활발하게 진행되어 새 아파트가 끊임없이 넉넉하게 공급이 된다면 그래도 서울 교통 낙후지역, 공장지역, 학군 약한 지역까지 모든 새 아파트가 지금처럼 급등할 거라고 필자는 보지 않습니다. 새 아파트 공급 부족에 따른 과도한 급등으로 현재 보이는 지역이 많습니다.

내 집 마련을 하려는 분들은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젊은 분이라면 젊은 시절 필자와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내가 살 집을 구한다는 것'에 대해 한 번도 제대로 배워 본 적이 없지 않습니까? 그저 주변 사람들의 조언 한두 마디로 막막한 ‘집 구하기’에 갑자기 내던져져야 하는 순간이 옵니다. 특히 결혼을 하게 되면서 난생처음으로 집을 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는 무작정 현장조사를 많이 다녀야 합니다. 관심 지역이면 우선 현장으로 가서 보고 느끼고 부동산에 들어가 물어보고 그 지역 지도를 들고 계속 밤낮으로 돌아다녀야 합니다. 출근시간 사람들은 어떤 교통수단으로 어디로 주로 출근하는지 퇴근시간 모습은 어떤지 주말 모습은 어떤지 말이죠.


그렇게 계속 다니다 보면 살기 좋은 지역이 자연스레 느껴집니다. 그게 시작입니다. 어디가 살기 좋고 출퇴근이 편하고 평지고 근처 편의시설이 많은 지 말이죠. 주의할 점은 새 아파트 건물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주변 전체를 걸어서 돌아다니며 느끼셔야 합니다. 초보들은 현관문 안쪽만 신경 쓰는데 거기서 가장 많은 실수를 합니다.

내 집 마련은 인문학

대부분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몇 억이라는 큰돈을 지불하고라도 꼭 갖고 싶은 집이 있습니다. 그것이 역세권의 대단지 아파트일 수도 있고, 앞마당 있는 단독주택 일 수도 있고, 학군 좋은 곳의 새 아파트 일 수도 있습니다. 각 개인 취향에 따라, 혹은 시대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만, 그것이 무엇이든지 간에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사람들의 마음속을 이해할 수 있는 깊은 안목이 필요합니다. 나도 좋아야 하지만 사람들이 좋아해야 합니다. '무슨 소리야? 내 가족이 살 집인데 우리 가족한테만 좋으면 되는 거 아냐?'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맞습니다. 우리 가족한테 필요한 부분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러고 나서 다른 사람들이 그 집을 원하는지가 그다음으로 중요합니다. 우리 가족이 원하는 것 플러스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것, 이 두 가지를 만족하는 집을 구해야 합니다. 그래야 집 가치가 항상 유지되거나 오르는 것이죠. 가치 있는 집, 나와 우리 가족 다른 모든 이들에게 인정받는 그런 집을 구해야 합니다. 왜냐면 실거주로 살아갈 집이지만 내 집 한 채가 일반 서민들에게는 가장 큰 자산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나만 좋다고 내 기준에 맞는 집을 사면 나중에 팔거나 이사 가며 임대를 놓을 때 애를 먹습니다. 언제든지 잘 팔리고 사람들이 항상 원하는 그런 집을 구해야 그런 어려움을 겪지 않습니다.


대출을 갈아탈 때도 마찬가지죠. 집 가치가 높아져야 좋은 금리에 집값 대비 적은 비율로 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사람의 마음속에 꿈을 이루어 주는 집을 찾으면 됩니다. 사람들의 꿈을 알아내려면 사람들을 자세히 관찰하고 그들이 원하는 것과 그들의 삶을 이해해야 합니다. 더불어 사회와 문화를 공감하고 느껴야 합니다. 그 중심에는 항상 사람이 있습니다. 그래서 부동산은 사람을 공부해야 하는 인문학입니다.

우리 가족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사람들이 좋아하며 편리해 하며 이용하는 전철, 도로, 마트, 은행, 공원 등 자주 이용하는 것부터 거리를 계산하며 꼼꼼히 기록해야 합니다. 보통 편의 시설이라고 하죠. 아이들이 있는 집이면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위치를 먼저 볼 겁니다. 이러한 시설들이 집 근처에 많을수록 사람들이 선호하는 집이고 가치가 높습니다. 보통, 교통, 환경, 학군이라고 입지의 3대 요소라는 말을 많이 하죠.

인테리어로 좋은 입지의 낡은 아파트 변신시키기

입지 좋은 곳의 낡은 아파트는 가성비 면에서 최고입니다. 서울, 수도권 주요 지역의 입지 좋은 곳을 보면 90년대 낡은 아파트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당시 아파트를 많이 지었기 때문인데 근처 새 아파트의 반값인 곳도 잘 찾아보면 있습니다. 낡은 아파트를 사서 실거주로 인테리어 공사를 하면 되는데 물론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인테리어에 대해 공부를 좀 하셔야 하는데 자재, 시공방법, 최신 유행, 가격 등 다양한 분야를 인터넷을 통해 경험담을 보면서 공부를 하시면 좋습니다. 그래야 시공을 해주시는 인테리어 시공자분들과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인테리어 공사를 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하는 일들이 많이 생기기 때문에 공사기간 현장에 자주 가보며 시공자분들과 발생하는 상황에 대해 바로바로 대처하는 것이 좋습니다.

20년 된 아파트의 특올수리 인테리어 변신 - 1

20년 된 아파트의 특올수리 인테리어 변신 - 2

위에 특올수리된 인테리어도 20년 된 아파트의 공사 후 모습입니다. 필자의 지인분 집으로 공사기간 내내 필자도 현장을 계속 방문하며 변화되는 모습을 보며 감탄을 했답니다. 위 아파트도 전철역 바로 앞 초품아, 중품아(중학교를 품은 아파트)입니다. 또 백화점, 공원, 마트, 은행 등 편의시설도 아파트 단지 앞에 있어 실거주 한 지인분도 아주 만족하며 살고 있습니다.

내 집 마련은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

내 집 마련을 할 때 초보자들은 새 아파트에 집착합니다. 그래서 입지 좋은 곳의 낡은 아파트를 싫어하고 입지가 떨어지는 살기 불편한 곳의 새 아파트를 선호합니다. 집들이를 하거나 SNS에 사진 찍어 올릴 때 있어 보이고 싶어 합니다만, 그런 마음만 조금 내려놓는다면 입지 좋은 곳에 얼마든지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고 나서 낡은 아파트를 인테리어를 통해 새 아파트를 만들면 됩니다.


맞벌이라면 둘이 열심히 벌어서 목표를 가지고 빌린 돈 상환하며 강제저축을 할 수 있으니 감당 가능한 내에서 대출을 받아 내 집 마련을 젊어서 하길 추천드립니다. 돈 쓸 일이 많은 요즘 월급 받아서 여기저기 다 쓰고 나서 저축하고 모으려 하면 남는 돈이 없습니다. 우선 월급 받자마자 저축하고 대출을 상환하면서 몇 년만 몸테크(?)로 버틴다면 원하는 입지에 훌륭한 인생의 발판이 되는 내 집을 마련할 겁니다. 그리고 그때 느끼죠 '아 마음이 편안하다. 내 집이 있어서 그리고 이 집 때문에 내가 근검절약하며 헛돈 쓰며 살지 않았구나' 심플 라이프가 유행인 요즘 돈 쓰는 것도 머리 아프고 힘듭니다. 그냥 열심히 저축해서 내 집 마련하고 나서 그때부터 남은 삶을 편안한 내 집에서 가족들과 여유를 가지고 행복하게 즐기시기 바랍니다.

신혼집을 내 집으로 시작하느냐 아니면
전세로 시작하느냐에 따라
전체 인생이 달라진다.

-인생 선배들 말씀-

글. 쏘쿨

<쏘쿨의 수도권 꼬마아파트 천기누설> 저자

월급쟁이 부자들(카페) 멘토

http://cafe.naver.com/wecando7

쏘쿨의 수도권 내 집 마련 여행(블로그)

http://blog.naver.com/socool222

※ 외부 필진 칼럼은 직방 전체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