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신도시급 단지들이 정말 돈 될까?
리얼투데이 2020.11.23 11:55 신고최근 도심권에서 대규모 단지로 공급되거나 주변이 한꺼번에 개발돼 미니신도시급으로 거듭나는 지역들이 화제다. 미니신도시급으로 조성되는 곳은 단지 내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은 물론 근린생활시설, 조경시설 등이 아파트 규모에 맞게 대규모로 조성돼 편리하고 쾌적한 생활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변 단지와 어우러져 교통과 교육여건이 체계적으로 갖춰진다는 점에서 신도시, 택지지구와 주거여건이 비슷하다. 또 도심권에서 개발이 이루어지는 만큼 기존에 잘 갖춰진 생활 편의시설을 입주와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인접한 주변 단지와 함께 미니신도시급의 규모를 이루다 보니 지역적으로 상징적인 의미가 크고, 대부분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타운으로 지어지는 만큼 가격 상승폭까지 눈에 띄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에 위치한 HDC현대산업개발의 ‘청주 가경 아이파크 4단지’는 201가구로 규모가 작지만, 바로 인근의 1~3단지와 합하면 총 2,753세대 규모의 지역 내 미니신도시급 단지가 된다. 아이파크라는 브랜드 타운이기도 한 이 단지는 분양시기(2019년 12월) 대비 전용면적 84㎡ 기준 매매가격이 1억원 이상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1월에는 3억4,700만원에 달했지만, 9월에는 이보다 오른 4억3,209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개별 단지의 규모가 큰 곳도 가격 상승폭이 높았다. HDC현대산업개발과 롯데건설이 함께 경기도 화성시 화성병점도시개발사업지구 일대에 짓는 ‘병점역 아이파크 캐슬’의 경우 2,666세대 규모의 미니신도시급 브랜드 타운이다. 이 단지는 분양 당시 전용면적 59㎡가 2억4,000~2억7,000만원선에 달했지만, 현재는 5억2,090만원에 거래될 정도로 주변 단지 중에서 높은 시세를 보이고 있다.
청약 시장에서도 선전이다. 인천시 서구 백석동 일원에 위치한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의 경우 인근 검단신도시와 비교해 입지여건이 다소 불리하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총 4,805세대에 이르는 미니신도시급으로 조성되는 대단지 규모와 설계 등이 각광을 받으며 1순위 청약에서 총 8만4,730건의 통장을 불러모으기도 했다.
지방 분양시장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왔다. 부산 연제구에서 지난 9월 분양한 ‘레이카운티’는 총 4,470가구로 구성된 미니신도시급 단지로 흥행 대성공을 거뒀다. 이곳에 청약한 1순위 청약자수는 총 19만118명으로 지난 2010년 이후 부산 분양 단지 중 가장 많은 1순위 청약자수를 기록한 단지가 됐다.
물론 대규모 단지라고 해서 모두 잘 나가는 것은 아니다. 전남의 한 중소도시에서 분양한 A단지는 단지 주변에 택지지구가 위치하고 1천가구가 넘는 규모였지만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충북에서 가장 큰 도시인 청주시에서도 1천가구가 넘는 단지가 공급됐지만 수요자들의 인기를 끄는 데는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한편, 2020년 막바지 분양시장에서는 도심권에서 미니신도시급으로 개발되는 ‘브랜드 타운’이 있어 수요자들의 행방이 주목된다.
롯데건설과 포스코건설은 오는 12월 인천광역시 부평구 청천동 104번지 일원에 조성되는 ‘부평 캐슬&더샵 퍼스트’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2층~지상 29층, 12개 동, 전용면적 59~84㎡(39㎡ 임대) 총 1,623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이 중 1,140세대가 일반에 분양되며 청천∙산곡지구는 사업이 완료되면 총 1만5,000여 세대에 달하는 미니 신도시급 주거지로 거듭날 전망이어서 수요자들의 기대감이 높게 형성돼 있다.
삼성물산과 SK건설, 코오롱글로벌이 연내 공급하는 수원 권선6구역(총 2,178세대 중 1,311세대 일반분양 예정)은 효원로를 사이에 두고 총 3,603가구 규모의 ‘매교역푸르지오SKVIEW’를 마주하고 있다. 지방에서는 삼성물산이 부산 온천4구역(총 4,043세대 중 2,327세대 일반분양 예정)을 분양할 예정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나홀로 아파트가 시장에서 이름을 떨치지 못하는 것과 달리 미니신도시급으로 조성되는 브랜드 타운은 도심권 내에서도 한정된 부지에 들어서기 때문에 공급 자체로서 희소성이 존재한다”며 “단지 규모가 크기 때문에 시공능력과 재무안정성이 탄탄한 대형 건설사가 주로 시공에 나서는 만큼 향후 가격 상승폭도 다른 단지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