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 전세가율을 놓치지 마라!
직방 2020.11.25 10:45 신고최근 가장 큰 부동산 시장의 문제는 바로 전세 대란이다. 사실 전세가로 인한 시장의 왜곡 현상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특히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기도 해서 매매가 대비 전세가, 즉 전세가율을 투자지표로 삼는 투자자도 많다. 그 전세가율이 오르고 있다. 11.19 대책으로 과연 전세 대란을 막을 수 있을까?
전세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이한 임대차 제도이다. 주인에게 목돈을 주고 집을 빌렸다가 나갈 때 돌려받는다. 주인은 최소한 은행 금리 정도의 수익을 얻는다. 투자자에게 전세금은 투자 자금을 줄일 수 있는 레버리지 효과를 일으키고, 다른 투자처를 공략할 수 있는 자본이 되기도 한다. 현재까지는 임대인, 임차인 모두에게 윈윈 게임이다.
전세가는 투자자에게 중요한 지표로도 쓰인다. 현재 부동산 시장이 상승장인지 하락장인지를 가장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전세가를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의 상태를 점검해볼 수 있고 투자 시점도 고려할 수 있다.
앞서 전세가는 현재의 사용가치이고 가격은 미래의 투자가치라고 이야기를 했다. 전세가는 거품이 없다. 전세금 폭등이 예상된다고 전세 물건을 미리 구해서 쟁이는 가수요가 없다. 그 집을 당장 사용하는 사람들이 지불할 수 있는 금액이다. 수요와 공급의 균형점에서 시장가격이 형성되고 세입자들은 상대적으로 전세금이 싼 지역으로 이동한다. 사는 집 혹은 지역을 벗어나고 싶지 않다면 반전세도 갈아타기도 한다. 따라서 전세가가 높다면 현재 사용 가치가 높다는 이야기고, 전세가가 낮다면 현재 사용 가치가 낮다는 이야기다. 그럼 가격은 어떤가? 투자의 관점에서 미래에 상승분을 포함한 금액이다. 거품이 낄 수도 있고, 떨어질 수도 있다.
일례로 경기도 광명시의 1986년 준공된 중층 주공 아파트는 93㎡, 28평 기준으로 매매가는 7억 5,000만 원에 달하지만, 전세가는 3억 3,000만 원 수준이다. 매매가와 전세가 사이의 갭이 4억 이상 존재한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은 45%밖에 되지 않는다. 중앙난방에 지하주차장이 없어 저녁만 되면 차를 밀고 당기고 해야 한다. 그런데도 매매는 잘 된다. 광명시의 저층 아파트들이 이미 재건축을 성공리에 마쳐 서울 아파트 정도의 가격을 받고 있다. 주공 아파트가 재건축이 된다면 그보다 더한 가격에 분양이 될 것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가격은 계속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이렇게 전세가율이 낮은 경우는 구축에 미래 가치가 높은 특수한 경우라고 봐야 한다. 신축 아파트나 준 신축 아파트, 구축 아파트는 일반적으로 55% 이상의 전세가율을 유지한다.
2008년 침체기로 들어간 부동산 가격은 2014년까지 2.76% 하락했다. 그러나 전세가격은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부터 2014년까지 50.76% 상승했고 금융위기 이후 2009년 1월 38.2%까지 떨어졌던 전세가율은 2017년 1월 73.3%까지 올라갔다. 당시 서울에서는 전세난 이야기가 한창이었지만, 2억 원만 있으면 전세를 끼고 강남의 아파트를 살 수 있었다. 이후 강남 급하게 상승세로 돌아섰다.
부동산 가격을 움직이는 데는 여러 가지 요건이 있다. 때문에 하나의 잣대로 이를 진단하고 예측하는 건 무리다. 그나마 전세가는 가격이 무릎이냐, 어깨냐를 가늠하는 기준은 된다. 현재가치가 높아지는데 금리까지 낮으면, 전세가도 상승할 여력이 생긴다. 주택 담보대출과 달리 전세대출은 85%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때 부동산 시장의 빠른 회복을 위해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기 시작한다면 시장에 사라는 신호를 보낸다고 봐도 무방하다.
좀 더 전세가에 집중해 투자 방향을 정리해 보자. 현재의 사용 가치가 미래 가치와 어느 정도의 갭을 유지하고 있는가, 그 갭이 줄어드는 추세인가 늘어나는 추세인가를 판단하면서 시장에 들어갈 시점을 결정해 볼 수 있다. 전세가가 올라가면 당연히 주택의 가격 상승 압력도 커진다.
특히 부동산 시장에서 가격이 저점을 지나 회복기로 진입하는 과정에서는 전세가 상승이 쉽게 나타난다. 침체기 동안 건설사들은 신규 물량을 만들지 않고 실수요자들과 투자자는 구매를 망설이지만, 결혼이나 독립을 통해 꾸준히 수요가 증가해 전세 경쟁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원하는 지역에 원하는 물건을 찾았다면 우선 과거의 거래량을 확인해야 한다. 그다음에 전세 현황을 파악한다. 이때 높은 혹은 낮은 전세가가 나타나는 이유도 알아봐야 한다.
높은 전세가율을 만드는 첫 번째 조건은 매매가 하락이나 정체다. 부동산 하락 시기에는 매매보다 전세를 선택할 확률이 높다. 그 결과, 자가 보유율은 떨어지고 전세나 월세 수요로 더 많이 이동한다. 미래의 잠재 수요가 된다.
두 번째는 공급이 없어서다. 공급이 없으면 전세나 월세로 이동한 수요자들에게 다른 선택지가 없어 전세가를 올려달라는 주인의 요구를 들어주거나 이사를 갈 수밖에 없다.
세 번째로 긴 침체기도 높은 전세가를 만드는 원인이다. 가격 하락이 장기화되면 아무리 전세가율이 높아도 부동산을 구매하려 하지 않는다. 잠재수요로 남아 있는 이들로 인해 전세가가 올라간다.
한 줄로 요약하면 전세가 상승은 장기 침체, 매매가 하락에 의한 공급 축소의 결과물이다. 그럼 전세가율을 기준으로 투자는 언제가 안전한가? 70~80%까지 전세가율이 상승했으며, 동시에 거래량도 늘고 있다면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앞으로 전세가 상승을 활용한 투자자들이 유입된다면 상승장이 펼쳐질 것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주의점도 있다. 유독 전세가 비율은 높은데 가격 변동이 없는 아파트가 있다. 주변 여건이 개선되지 않아 전세가만 높아진 경우다. 이런 아파트는 전세가가 아무리 높아도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없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전세가는 과거의 거래량, 상승 이력도 함께 고려해야 의미가 있다.
최근의 전세 대란은 지금까지 말한 그것과는 다르다. 물량 부족에 의한 왜곡 현상이 심각히 발현되는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따라서 무작정 전세가율만 보고 투자하기보다는 가치를 판단하고 전세가율을 참고해 결정하는 게 좋겠다. 어쩌면 이번이 상위 입지 갈아타기의 큰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글. 놀라운부동산(정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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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부의 부동산 DNA'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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