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 설움 털어내나?’ 고양 아파트값은 최고가 경신 중
리얼투데이 2021.01.28 10:29 신고
‘잃어버린 10년’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서는 일산신도시로 대표되는 고양시 아파트가격을 의미하는 말이다.
고양시는 그 동안 집값 오르지 않기로 유명한 곳이었다. 서울 아파트값이 하늘을 날아도, 일산과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분당의 집값이 올라도 고양시는 킨텍스지구를 제외하고 큰 움직임이 없었기 때문이다.
KB부동산 지수로 2009년 12월 대비 2020년 11월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을 계산해 보니 고양시는 평균 8.17% 올랐지만 동기간 분당이 포함된 성남시는 40.6%, 서울은 평균 39.4% 올랐을 정도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장기간 잠들어 있던 고양시 아파트값이 깨어나기 시작했다. 수도권에서 저렴한 집값으로 가격 메리트를 갖추고 창릉역 신설 확정, 여러 교통호재가 부각되면서 집값 상승에 탄력이 붙었기 때문이다.
올 들어 1월 3주까지(12월28일 대비 1월18일, KB부동산 시계열)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에서 일산동구는 5.39%올라 수도권 통틀어 가장 많이 오른 곳이 되었고 덕양구도 3.86% 상승했다. 동기간 경기는 1.81%, 서울은 평균 1.16% 올랐다.
2017년 이후 주간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을 보면 서울 평균에 비해 고양시는 상승세가 미약했다. 경기도 평균이 상승을 가리켜도 고양시만은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한 시기도 있었다.
고양은 서울과 접한 경기도 지역이지만 경기 남부와 비교하면 교통망이 부족한 편이며 강남으로 가는 길도 빠르지 않다. 또 지역 내 업무시설이 많지 않고 일산신도시 등 아파트 노후화가 진행되면서 그 동안 부동산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한 동안 비규제지역으로 풍선효과를 봤던 김포, 파주와 달리 고양시는 조정대상지역으로 포함되어 있었다는 점도 상승을 잡는 요인이었다. 고양시는 2019년 11월 킨텍스지구와 주요 택지지구를 제외하고 일산서구, 일산동구와 능곡, 화정, 행신 일대가 조정대상지역에서 제외되었지만 작년 6.17 부동산대책으로 7개월만에 다시 규제지역으로 묶였다.
하지만 김포와 파주가 지난해 11월, 12월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고 서울 전세가가 오르자 다른 지역에 비해 집값이 덜 오르고 저렴하다는 인식으로 고양으로 수요가 몰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지난달 29일 국토부의 창릉역 신설 계획이 확정되자 집값이 순식간에 억 대로 올랐다.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A노선 창릉역은 3기신도시 창릉지구 교통대책의 일환이다. GTX-A노선은 파주 운정에서 삼성동, 화성 동탄2신도시로 이어지며 역사가 개통되는 지역마다 집값이 크게 오른 것으로 유명하다.
향후 창릉역이 개통되면 그 동안 이 지역에서 아쉬웠던 강남과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어 부동산 시장에서는 대형호재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창릉지구 광역교통개선대책에서 나온 고양선(고양시청~세절역, ‘29년 준공예정)과 식사~고양시청~대곡역을 잇는 신교통수단인 트램이 언급됐다. 대곡~소사선(서해선)이 일산역으로 연장 운행하는 사업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억 대’ 아파트값 상승… 이젠 남 일 아니다
고양에서 집값이 크게 오른 곳은 창릉지구 창릉역과 가까운 곳 부터이다. 고양 원흥지구는 3기신도시 창릉지구, 창릉역과 가깝고 신축급 아파트로 주목받고 있다.
창릉역과 함께 언론에서 자주 언급된 도내동 ‘원흥 동일스위트’(2018년입주)는 전용 84㎡ 아파트가 1월 5일 11억원(9층)에 거래된 것으로 나온다. 작년말 최고가 9억원(21층), 작년초 6억원대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 5억원 가량 올랐다고 할 수 있다.
도내동 다른 아파트도 비슷하다. ‘원흥호반베르디움더퍼스트5단지’(2017년입주) 전용 84㎡는 작년 12월 8억9,000만원(18층)으로 최고가를 썼고 현재 나오는 매물은 12억~13억원 선이다. 이 아파트는 2020년 1월만 하더라도 6억1,000만원(14층)으로 실거래되었다.
원흥지구만큼 큰 상승세는 아니지만 원흥지구 북측에 위치한 삼송지구도 올랐다. ‘삼송원흥역센트럴푸르지오’(2018년입주) 전용 91㎡는 지난해 6월 8억6,000만원(27층)에서 올해 처음으로 10억원을 넘었다. 1월 실거래신고된 금액은 10억원(15층), 10억2,800만원(21층)이다.
삼송2차아이파크(2015년입주) 전용 84㎡ 실거래가도 최근 10억원(23층)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1~2월에 7억원대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2억~3억원 오른 사례이다.
한 때 미분양이 많았던 일산동구 식사동도 집값 상승세가 전해졌다. ‘일산자이위시티2단지’(2010년 입주) 전용 134㎡는 지난해 초 5억8,000만원(3층)에 실거래 신고되었는데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보이더니 가장 최근에는 8억6,750만원(1월 13일 거래, 14층)으로 고점을 찍었다.
그 동안 오르지 않던 일산신도시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아파트 가격이 꿈틀거렸다.
일산동구 마두동 백마마을1단지 삼성(1993년입주) 전용 133㎡는 작년말과 올해초 고층은 10억원(10층)과 9억원(18층, 8층)에 실거래 신고가 있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하더라도 6억원 후반대에 주로 거래되던 곳이다.
일산서구 주엽동 문촌마을 16단지 뉴삼익 전용 84㎡는 작년 1월 5억 전후로 실거래 되었는데 10월부터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해 최근에는 7억2,700만원(4층)으로 최고가를 썼다.
GTX 정차역이 들어서는 인근의 킨텍스 지구도 집값이 강세를 보인다. 이 곳은 새 아파트, 주상복합촌으로 시세는 이미 고양을 벗어난 지 오래다. 고양이 전체적으로 약세를 보일 때에도 이 일대 주상복합 촌은 오름세를 유지해 집값이 서울 못지 않다.
일산서구 대화동 ‘킨텍스 꿈에그린’(2019년입주)은 작년 12월 전용 84㎡가 14억원(33층, 48층)을 기록했고 전용 93㎡는 15억5,000만원(32층)으로 11월 실거래 신고되었다. 다른 킨텍스 지구 아파트도 가격이 비슷하다. 일산동구 장항동 ‘킨텍스원시티 3블럭’(2019입주) 전용 84㎡는 14억원으로 지난해 11월 거래됐고 ‘킨텍스원시티 2블럭’(2019입주)은 최근 14억5,000만원(9층)으로 실거래 신고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