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로 눈길 돌린 수요자들…빌라 매입할 때 주의할 점
경제만랩 2021.08.12 03:19 신고
| 정부 부동산 대책 25번 내놨지만…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어느덧 10억 가까워져
결혼 5년차 38세 직장인 김재민씨는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집값을 보며 내 집 마련에 대한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전세로 거주 했던 신혼집은 매매가격이 6억이나 올랐고, 지금 거주하는 아파트 전셋값은 2억원이 올랐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맞벌이로 생활하더라도 직장인 월급으로 서울 내 집 마련이 어려워 갈수록 막막해진 상황인 것입니다.
실제로 집값 안정을 기다렸거나 3~4년 전 생업 등을 이유로 집을 처분한 사람들은 참담한 심정이고, 또 일찍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지 않는 사람과 정신을 차려보니 대출 규제로 전세난민 신세가 됐다는 박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불안정한 아파트 가격을 잡기 위해 부동산 대책을 25번이나 내놨지만, 규제와 풍선효과만 반복하며 서울 아파트 가격은 떨어지지 않고 무섭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KB부동산의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9억 1998만원이었지만, 올해 4월에는 9억 8667만원으로 나타나 1년만에 6669만원 올랐고 이제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도 10억 시대에 다가가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 빌라라도 내 집 마련하자…서울 빌라 매매거래량 아파트 제쳤다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내 집 마련에 어려움 겪는 실수요자들이 아파트에서 빌라(다세대, 연립주택)으로 눈길을 돌리는 경우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아파트 전셋값 마저 오르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수요자들이 비교적 저렴한 금액에 내 집 마련할 수 있는 빌라에 매입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부는 부동산 규제를 아파트에 초점이 잡혀있는 반면, 빌라는 규제에 대상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규제 지역의 3억원 이상 아파트에 대해 전세자금대출을 제한했지만, 빌라는 적용대상이 아닙니다. 또한, 7·13부동산 대책에서 주택 임대 사업 등록제도에 손질했지만, 빌라는 세제 혜택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어 세금 부담도 적습니다.
또한, 정비 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노후 빌라를 매입하는 경우도 늘어났습니다.정부는 서울 역세권이나 저층 주거지 등 노후 주택에 대해 공공개발로 정비하겠다고 2·4부동산 대책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물론, 정부는 투기성 거래를 막기 위해 현금 청산 방침을 내놨지만, 그럼에도 서울에 입지가 우수한 빌라는 아파트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 분양승인없는 빌라…업계약으로 대출 최대한 끌어 받기
빌라매입이 늘면서 피해 사례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아파트의 경우 정보가 공개되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빌라는 정보도 부족하고, 고려해야 할 점도 정형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문제가 업계약 관련입니다. 간혹 주변을 돌아보면 빌라 내 집 마련 실 입주금 1000만원이나 0원에 할 수 있다는 문구를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실입주금이 낮은 것은 업(UP)계약을 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빌라는 후분양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빌라를 계약할 때 계약서상 분양가를 실제 분양가보다 2~30% 비싸게 적는 것입니다. 이 업계약서를 근거로 법무사 등을 동원해 대출을 분양가의 60~70% 받는 것입니다.
한 예로 1억 3000만원에 달하는 빌라를 매입한다고 했을 때 계약서에 분양가를 1억 8000만원으로 적는 것입니다. 이 계약서를 가지고 은행에서 담보대출을 1억 3000만원을 받아 분양가의 10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아파트는 업계약서를 하지 못하지만, 빌라는 대부분 30가구 이하여서 사업, 분양 승인을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빌라 대부분은 정상 거래가 불가능한 물건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업계약이 가능한 이유는 거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은행에서도 적정한 시세 파악이 어렵기 때문인데요. 즉 빌라를 처분할 때 시세가 정확하지 않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 불법건축물이나 재개발 지역 내 신축빌라를 주의할 것
재개발구역 내 신축 빌라도 매입할 때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권리산정일 이후에 준공된 빌라의 경우 현금청산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권리산정일은 무분별한 지분 쪼개기를 막기 위한 제도로 단독주택이나 비주거용 건물을 허물고 여러 개의 입주권이 나올 수 있는 빌라를 짓는 행위를 막기 위한 조치입니다. 이 지분쪼개기 금지일로 권리산정일을 정해 이후 준공된 빌라는 현금 청산을 당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빌라의 불법 건축물도 주의해야 합니다. 불법건축물일 경우 원상복귀 명령과 함께 벌금까지 나올 수 있기 대문입니다. 빌라를 매입할 때 본래 용도에 맞게 쓰이고 있는지, 세대를 쪼개거나 합치지 않았는지, 창고와 베란다, 다락방 등이 불법으로 개조했는지 건축물 대장으로 불법건축물인 것을 파악해야 합니다.
| 빌라로 내 집 마련한다면 입지를 따져봐야 할 것
빌라 수요가 많아지면서 빌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요. 빌라 매입도 아파트처럼 입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아무리 시설이 뛰어나고 집이 크더라도 입지가 좋지 않다면 향후에 빌라를 처분할 때 수요가 없어 처분하기 곤란한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중교통 접근성(지하철, 버스정류장)이 좋거나 초등학교 등 학군까지 있다면 조금 더 안정적일 것입니다. 또한 엘레베이터의 유무도 따져봐야 합니다. 같은 조건의 빌라라도 엘리베이터에 따라 가격이 차이날 뿐만 아니라 수요자의 수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빌라의 수요가 젊은층이 많기 때문에 이들의 성향을 맞출 수 있도록 엘리베이터가 있는 빌라를 매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끝으로 부동산 전문가의 말을 들어 보겠습니다.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이 높아지면서 빌라로 방향을 바꾼 수요자들이 많아지고 있는데요. 이렇게 서울 아파트 가격이 멈출 조짐이 안 보인다면 빌라도 대체처로 될 수 있는 만큼, 우수한 입지환경을 선점하는 것이 가장 현명할 것으로 보입니다”